저녁부터 시작된 무도회는 지칠 줄 모르고, 막바지에 다다를 수록 분위기가 달아오릅니다.
파티를 장식하는 마지막 왈츠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순간이니까요.
와인잔을 부딪히던 소리도 수그러들고, 악단은 마지막 왈츠 곡을 준비하기 위해 악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무도회장의 한가운데를 둥글게 비우고, 왈츠 곡의 서주가 들려오기 시작하면 우리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세실이 댄스를 리드할지, 리브가 리드를 할 지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그저 이 무도회장에서의 마지막을 기념할 수 있으면 족하지요.
세실 O. 셸튼:(네 손을 가벼이 그러쥐고 발을 옮긴다.) 잘 할 수 있죠?
세실 O. 셸튼:연습했던 대로만 하면 되니까. (긴장 풀라는 듯 토닥이고.)
리브:...(머쓱히 웃으며 천천히 몸을 움직인다)
느리고 웅장한 선율로 시작한 서주는 두 사람이 무도회장 가운데에 서서 인사를 하기 전까지 이어집니다.
우아한 동작으로 인사를 하고, 손바닥의 서로의 손에 닿으면 준비가 끝납니다.
주변을 에워싼 사람들은 박수를 치죠. 박수 사이사이에는 사람들이 건네는 축하의 말이나, 웃음소리, 여러 소리가 뒤섞여 있습니다.
리브:
듣기
기준치: |
60/30/12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세실 O. 셸튼:
듣기
기준치: |
50/25/10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후비...)
박수 소리 사이에서 가느다란 놀란 숨소리가 들립니다.
느리게 진행되던 서주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경쾌하고 발랄한 첫번째 왈츠가 시작됩니다.
세실 O. 셸튼: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브:
지능
기준치: |
50/25/10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리브:..웃지 마세요, 그래도 노력중이거든요?
빽빽하게 모여있는 사람들의 다리 사이로 무언가가 휙 지나갔습니다.
(리브 톡톡.) 저기. 봤습니까?
리브:..네? 갑자기 어딜..(고개를 살짝 돌려 뒤를 확인한다)
리브는 그저 평범한 무도회장만을 눈에 담습니다.
세실 O. 셸튼:(갸우뚱...) 잘못 본 건가. ...
리브:..딱히 이상한건 없는 것 같은데요? 갑자기 헛것이라도 보셨는지.
세실 O. 셸튼:긴장해서 그런가 봅니다. (작게 웃고.)
하지만 사람들의 드레스 자락은 방해물이 되고, 계속해서 파트너와 스텝을 옮겨야하는 둘은 자세히 살필 겨를이 없을 텝니다.
겨우 거뭇한 형체를 잘못 봤다고 시작해버린 왈츠를 중단 할 수는 없잖아요? 당장에 신경 쓸 일은 아닙니다.
무도회의 마지막에 추는 왈츠 곡은 도입부와 4개의 짧은 왈츠 그리고 종결부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지금 리브와 세실이 추는 왈츠가 첫 번째 왈츠죠.
상대방의 체온이 느껴질만큼 가까이에 붙어 춤을 춥니다.
가볍게 몸을 돌릴 때마다 샹들리에에 부서진 달빛이 두 사람을 장식합니다.
경쾌함은 우아함으로 변하고, 서주의 멜로디를 변형한 연주가 무도회장 사방에 깔립니다.
세실이 리브의 허리를 감싸안고 가볍게 들어 보입니다.
손을 붙잡고 무도장에 커다란 원을 그리며 춤을 춥니다.
리브: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세실 O. 셸튼: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2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리브의 눈에 무도회장 구석 어딘가에서 음악과 분위기에 심취했는지 왈츠 그 이상으로 서로 끌어안은채 춤을 추는 커플이 눈에 들어옵니다.
커플 중 한 명은 연미복이나 드레스 같은게 아니라, 하녀와 하인들이 입는 유니폼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리브:(눈을 얇게 뜨고 그 쪽을 지긋이 바라본다..)
세실 O. 셸튼:(리브에게만 들릴 정도로 낮게 말합니다.) ...집중 안 합니까? 또 삐걱댈 생각이에요?
리브:(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선을 세실에게 돌리며) 아, 아니.. 아니에요. 그냥..
리브:별건 아니고, 조금 특이한 복장을 하고계신 분이 있길래, 잠시 눈길이 팔렸었네요.
세실 O. 셸튼:(무도회장에서 특이한 복장?...)
리브:아까 당신처럼, 저도 잠깐 집중을 못했나봐요.(가볍게 웃으며)
세실 O. 셸튼:(눈썹 모으고는 눈 빤히 보며 실소한다.) 뭐, 알겠습니다.
왈츠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각자 손에 잔을 하나씩 들고 있습니다.
웨이터들이 은쟁반에 담아 하나씩 음료가 담긴 잔을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잔을 나눠준 웨이터들은 구석에 모여 무언가 이야기를 나눕니다. 입이 조그맣게 움직여요.
음료는 주최 측에서 준비한 것이라 웨이터들은 서빙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모여있던 웨이터들은 서둘러 스탭용 출입구를 통해 무도회장 바깥으로 나갑니다.
세실 O. 셸튼:
독순술 Roll
기준치: |
65/32/13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리브:
독순술 Roll
기준치: |
1/0/0 |
굴림: |
44 |
판정결과: |
실패 |
독순술 Roll
기준치: |
1/0/0 |
굴림: |
47 |
판정결과: |
실패 |
리브:
독순술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96 |
판정결과: |
대실패 |
세실은 웨이터들이 나누는 대화를 단편적이나마 알아 챌 수 있습니다.
방금 나눠준 음료가 와인이 아닌 것 같다고요.
웨이터들은 음료가 잘못된건 아닌지 확인하러 나간 모양이에요.
세실 O. 셸튼: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리브: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리브는 잔에는 전부 붉은 와인이 담긴 것을 알아챕니다.
우아하고 웅장하기까지 했던 연주곡이 경쾌하고 발랄하게 바뀌는 과정은 길지 않습니다.
작곡가가 악상을 떠올릴때 분명 깜찍한 요정들이 뛰어오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음표를 그려넣었겠죠.
손에 잡힐듯, 말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둥글게 스텝을 밟습니다.
리브가 솔로를 선보이면 세실은 몇 걸음 물러나 무대를 내어줍니다.
두 사람을 감싼 이들이 즐겁고 대견한 시선으로 리브를 보고 있습니다.
입가에는 와인잔을 가져다대며 응시하는 이도 있고, 부채를 살랑살랑 부쳐 남편과 담소를 나누는 부인도 있습니다.
음악 소리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이지만, 다들 왈츠를 추는 커플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겠죠.
홀로 춤을 추는 리브는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입술과 혀의 움직임을 볼 수 있을겁니다.
리브:
독순술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잘 안 들리네..)
리브:
독순술 Roll
기준치: |
30/15/6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읽으면 주로 이런 내용입니다.
어서 식사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리브와 셸튼은 무슨 맛일까, 왈츠가 끝나면 제일 먼저 저기에 있는 하녀를 먹고싶다...
세실 O. 셸튼:(무슨 일이냐고 묻는 눈빛...)
세실의 솔로 춤도 우아함을 잃지 않은 경쾌한 박자로 이어집니다.
사뿐사뿐 원을 그리며 스탭을 밟다가, 헤어졌던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고 만나죠.
이렇게 멀리 떨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동작은 거리 가늠이 중요합니다.
리브: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세실 O. 셸튼: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어딘가 이 무도회가 혹은 이 왈츠가 위험하다고 리브는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무도회장의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라 자정의 절정을 맞이했구나 피부로 느껴집니다.
곳곳에서 음악에 취한 이들이 하나, 둘 씩 춤을 추고 있는 듯 흔들리는 머리가 보이거든요.
세번째는 아주 가벼운 깃털로 간질이는 듯한 왈츠입니다.
파트너를 들어올려 점프하거나, 손 끝만 닿은 채로 스텝을 이어가는 동작도 있습니다.
이 역시 타고난 감각과 파트너와의 합이 맞지 않으면 쉽게 실수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리브: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세실 O. 셸튼: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우리 둘 다 왜 이럽니까?)
리브:(춤은.. 역시 제 분야가 아니니까요...)
리브:
교육
기준치: |
50/25/10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름답게 동작을 보일 때면 사람들 사이에서 춤을 추는 이들 중 첫번째 왈츠에서부터 춤을 추던 커플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웃어주지도 않고,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습니다.
표정은 경악한 듯 눈썹을 찡그리고 금방이라도 소리를 지를 듯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시선을 내리면 이곳에서 일하는 하녀나 하인인듯 유니폼을 입은 게 보일겁니다.
유니폼의 목부터 가슴까지 새빨간 피로 흠뻑 젖어있습니다
리브:
SAN Roll
기준치: |
40/20/8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브:(조금 파들리는 손으로 시체를 가리킨다..)
세실 O. 셸튼:(손가락 방향 따라 바라본다.) ...
...내가 잘못 본 건가요?
세실 O. 셸튼:... ... (동공 잠시 흔들렸다. 잡고 있던 손 놓고 입 가렸다가...)
이런... 상황에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
세실 O. 셸튼:
관찰력
기준치: |
50/25/10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리브:
관찰력
기준치: |
70/35/14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아까부터 춤을 추고 있던 커플들 모두 피로 상체가 흠뻑 젖어있는 시체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뒤로하며 시선을 세실에게 천천히 돌린다..)
리브:..밖..으로..? 일단 이 무도회장은..
(...)
안 들키고 도망칠 수 있을까요?
리브:...(작게 속삭이며)어떻게 머리 좀 써봐요..
세실 O. 셸튼: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내가 마음에 안 듭니까?
(탈출 경로를 생각해 봅니다.)
밑져야 본전이겠죠?
세실 O. 셸튼:저기 말고는, 탈출할 만한 곳... 잘 모르겠는데. (스태프 전용 통로 턱짓하고)
저기라면.. 나갈 수 있을까요,
네 개의 왈츠가 있다고 해서, 네 가지 전부 다른 곡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전에 등장했던 선율이 반복되어 나오는 일이 많죠.
네번째 왈츠는 다시 차분한 분위기로 돌아가 우아하고 느린 박자가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방심할 수 없는게, 곡의 끝에 다다르며 빨라지는 구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도회장에는 알 수 없는 끈적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그 말은 뱀파이어들의 파티도 코앞이라는 소리죠.
만족감에 차있는 것과 고통에 신음하는 것이 섞여있어요.
(..세실?)
(지금 소리, 들리나요?)
리브:(..네, 이 우아한 노랫소리 속에서 들려오는 저 광기에 찬 웃음소리들요.)
(조용히, 춤을 추는 척 하면서 다가가볼래요? 어때요?)
세실 O. 셸튼:... (씨익 입꼬리 올려 웃습니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눈길 한 번 줬다가, 허리 감싸 가볍고 능청스럽게 발 딛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그거 참 재미있겠습니다.
그럼..한 번 해보죠.
가까이 다가간 둘은, 사람들 사이에서 진한 피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세실 O. 셸튼:(슬쩍 제 코 손등으로 덮습니다.)
그리고 어깨 너머로 잔혹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이 바닥을 기어 도망치고, 그 뒤를 쫓는 괴이한 생명체가 눈에 더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점액질로 뒤덮인 피부 위로 노랗게 변색된 이빨이 다닥다닥 돋아나있습니다.
짐승의 날카로운 송곳니도 아니고 인간의 어금니와 송곳니처럼 생긴게요.
짧은 두 발로 아장아장 걷는 그것은 눈도 없는데 바닥을 기어가는 인간의 뒤를 착실히 쫓아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꼭 장난을 치는 것처럼, 희롱하는 것 같기도 하고, 겁을 주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빨로 가득 찬 이상한 것의 손이-이걸 손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이빨이 촉수라고 친다면 말미잘을 닮은 형태입니다.
가운데에 구멍이 나있어요. 인간에게 닿으면 인간은 소스라치며 비명을 지릅니다.
무도회장의 사람들은 저 이상하다고 말하기도 힘든, 괴이한 상황을 말리지 않나요?
다들 저 이상한 생물을 보며 깔깔 웃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닿은 구멍이 벌어지더니, 양말 뒤집어지듯 이름 모를 생명체의 표피가 뒤집어져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덮고 있습니다.
리브:
SAN Roll
기준치: |
40/20/8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세실 O. 셸튼: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세실 O. 셸튼:(리브 잠시 봅니다. 이게... 맞나?)
사람 한 명이 핏물만 남기고 삼켜지면 이 징그러운 생명체의 모습이 다시 드러납니다.
불독을 닮은, 그러나 사랑스러운 강아지와는 거리가 먼... 쭉 찢어진 주둥이 사이로 사람을 씹어대던 이빨이 튀어나와 있습니다.
그리곤 불독은 꼬리를 치며 주인에게로 네 발로 달려갑니다.
리브:(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굳이 더 저 광경을 봐야할지 조심스럽게 묻는다..)
세번째 왈츠의 즐거운 선율이 반복되어 더욱 더 경쾌하게 분위기를 띄웁니다.
이어 묵직한 음이 한껏 가라앉혔다가, 귀에 익은 멜로디가 느리게 연주됩니다.
끝맺음의 마디가 하나. 내추럴 턴으로 무도장을 거닙니다.
느슨한 줄을 팽팽하게 당기는 것처럼 줄을 당겼다가, 툭 떨어트리는 것으로 왈츠가 끝납니다.
펼쳤던 팔을 감아 파트너의 품 안으로 안겨들어가는 동작이죠.
왈츠가 끝나면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성대한 박수와 축하를 보냅니다.
무도회장 바깥에서 울리는 자정의 종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리브는 어쩐지 주변에 서있던 사람들이 점점 가까이에 다가오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왈츠를 추면서 이미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시체들을 보았습니다.
와인잔에 담긴 것이 와인이 아니라 피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왈츠를 추는 그 짧은 시간동안 희롱당하다 죽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리브는 스스로가 이런 곳에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요?
리브:
SAN Roll
기준치: |
40/20/8 |
굴림: |
2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세실 O. 셸튼:
SAN Roll
기준치: |
57/28/11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세실 O. 셸튼:(뺨 검지로 톡톡 치며 고민... 그러다 작게 묻습니다.) 도망칠 거죠?
리브:(미간을 살짝 찌푸리며..)..당연하죠.
세실 O. 셸튼:방법은 꽤 많을 것 같은데. 무도회가 끝날 때까지 숨어 있기, 스태프 통로로 도망치기, 뱀파이어로 변장하기... (...) (손가락 하나하나 접으며 나직히 내뱉습니다.)
저들의 시선을 다른 곳에 집중 시켜도 되겠고요. 이를 테면, 샹들리에를 떨군다든가.
세실 O. 셸튼:(픽 웃음 내뱉고.) 그럼, 넌 어떤 생각을 해봤는데요?
리브:글쎄요, 당신이 갑자기 아까 흘러나왔던 왈츠를 부르면서, 온 뱀파이어들의 시선을 끌어보시던가요.
세실 O. 셸튼:아, 나는 죽고 너는 탈출한다?
세실 O. 셸튼:좋은 생각입니다. 파트너가 자신의 탓으로 죽어버린 트라우마를 평생 안고 가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잖아요, 그거. (입꼬리 올려 웃습니다. 내려다보는 눈이 싸합니다. 눈 느릿히 두어 번 깜빡이면, 그제야 눈웃음 칩니다.) 내게 생각이 하나 더 있습니다. 내가 뱀파이어인 척 연기를 하고, 너는 내게 물린 피해자인 거예요. (말하며 당신의 목을 조르는 양 한 손으로 부드럽게 감쌉니다.) 어떻습니까? 나는 말재주 하나는 뛰어나서, 연기 정도는 잘 할 자신 있는데.
리브:(제 목을 감싸는 손에 조금 움찔합니다. 자연스럽게 내뱉는 저 말투에 입꼬리도 살짝 올려주고요. 평소에는 곤히 잠든 것 마냥 감고 있던 리브가 밝은 민트색 눈을 살며시 보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눈에는 리브를 음흉하게 지긋이 바라보는 세실도 보이고, 그런 세실이 깨뜨리자고 제안한 반짝반짝한 샹들리에도 보이네요. 리브의 신경을 조금 건드렸는지, 미간엔 힘이 풀릴 줄 모릅니다. 살짝 콧방귀를 뀌고, 리브가 드디어 입을 엽니다.) 뭐, 아깐 뱀파이어 안 하신다면서요? 갑자기 생각이 바뀌셨나보죠? (세실의 손을 가볍게 치우고) 당신 말대로, 그런 연기를 하면 잘도 통하겠어요. 저희 키도 딱 괴물과 사람의 키잖아요, 맞아요. 그럼 저~기, 뱀파이어들이 가득 모여있는 쪽으로 살짝 다가가서 신들린 연기를 한 번 발휘해 보세요~ 당신에게 신이 들렀든 안 들렀든 뭐, 저 역겨운 이빨 괴물한테 우리 둘 다 잔인하게 씹히겠죠. 아주 멋진 결말이네요. 참.
세실 O. 셸튼:(좀 전보다는 조금 더 우악스럽게 목을 틀어쥐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에 조금씩 힘 들어갈 때마다 웃음 짓는 표정도 커집니다. 엄지 손가락으로 당신의 목의 힘줄 부근을 뭉근히 짓누릅니다.) 안 한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만, 생각이 바뀌었다는 건 거짓이 아니겠습니다. 그러니까, ... (일순간 표정이 사라집니다.) 목숨을 위해서라면, 피 정도는 봐도 되겠지요? 난 진짜 뱀파이어가 아니라서 치아로는 상처를 내기 어렵겠지만, 손톱은 조금 쓸 줄 압니다. ... (...그러다 심경에 변화가 생겼는지 손을 뗀 뒤 눈동자 굴려 주변 살핍니다. 낮게 속삭입니다.) 하나, 둘, 셋 하면 뛸 준비 하십쇼.
리브:(세실이 눌렀던 부분에 손을 가져다대고 작게 중얼..) ...힘은 또 더럽게 세가지고...... (뒤늦게 자신도 눈을 굴려 주변을 한 번 살펴봅니다. 아까 말은 그렇게 해놓고.. 많이 긴장했나봐요.) 제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는점은.. 알아두세요. 넘어지기라도 하면 둘 다 곤란하겠네요.
세실 O. 셸튼:(사실 그리 센 편은 아니지만...) 넘어지지 않을 자신은 나도 없는데. ... (발 삐끗한 적이 한두 번이어야지요. 흐음. 턱 매만지다가 아무 유리잔이나 두 개 잡고 저 멀리 벽 맞춰 깨어버립니다.) 뜁시다, 스태프 통로로. (당신의 손목을 세게 붙잡고 달려나갑니다.)
리브:발 한 번이라도 삐끗하는 순간 죽는거에요. 뱀파이어들 뿐만 아니라 저한테도요? (리브의 손목을 꽉 잡은 세실의 손을 의지하고 무도회장을 박차고 달립니다.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미친듯이요. 아마 지금껏 가장 빨리 달려본 순간이겠네요. 뭐, 혼자의 힘으로 달린게 아니긴 하지만요.)
세실 O. 셸튼:죽일 수 있다면 죽여보시든가요. (대충 그리 대꾸합니다. 정말로 죽이든 말든, 관심일랑 추호도 없었습니다. 아, 네게 죽는 것이라면 조금, 기분 나쁠 지도. 그런 생각을 하며 실소를 터뜨립니다.)
서둘러 무도회장에서 빠져나오면, 이날 밤은 기이하리만치 음산하고 춥습니다.
거리에는 쥐새끼 한 마리 돌아다니지 않고, 숨 죽인 듯 불빛조차 없습니다.
가능한, 최대한 저 무도회에서 멀어져야함을 알고 있으니까요.
정신없이 도망치고 나면 다음 날의 해가 뜰 것입니다.
만일 리브가 무도회의 진상을 캐거나, 그곳에서 죽은 인간들의 행방을 알리려 하면 사람들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리브를 거짓말쟁이로 치부합니다.
이미 뱀파이어들은 이런 파티를 몇 번이나 치뤘고, 뒷수습은 완벽하게 할 줄 압니다.
무도회장에서 도망친 리브에게는 하지 못했지만 남은 인간들에게는 최면으로 기억을 조작하고, 그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돈과 권력으로 덮어버리죠.
어디에서도 지난 밤의 무도회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몇 달 뒤 혹은 몇 년 뒤에 비밀스런 무도회는 다시 열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들은 홀린듯 찾아가고 말것입니다.
세실 O. 셸튼:
rolling 1d4
=
1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