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 처음으로 떠난 나 홀로 배낭여행! 시작은 거창했으나, 본래 삶은 녹록지 않은 법이죠.
윤은 여행 마지막 날 강도를 만나 짐과 돈과 휴대폰을 모두 뺏기고 한밤 중 산 속에 버려졌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네요.
인생과 사람의 악의에 대해 고찰하며 이리저리 헤매길 몇십분. 겨우 발견한 불빛의 끝에는 한 별장이 있었습니다.
똑똑 노크를 하면 문이 열리고, 그 너머에서 나타난 건 조금 이상한 눈빛을 가진 낯선 사람.
그날이 바로, 당신의 탐정과 처음 만난 날이었습니다.
윤은 균형을 잃고 어두운 숲 속을 구르고 맙니다.
돌맹이에 부딪히기라도 한건지 무릎에서 시큰한 통증이 올라오네요.
어떻게든 나무에 기대 일어설 수 있었지만, 눈 앞에 보이는 건 칠흑같은 어둠뿐.
핸드폰이 있었다면 앞을 비출 수 있었을텐데. 아니 애초에 구조 요청이 가능했을텐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더라. 잠깐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윤은 일상에서 벗어나 그간 꿈꿔왔던 베낭여행을 떠나왔습니다.
나름 고생은 했지만 순조로운 여행. 하지만 본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은 법이죠.
마지막 날 갑자기 만난 강도에게 지갑과 휴대폰, 그리고 옷가지 등이 든 -절대 돈이 될리가 없는- 베낭까지 전부 빼앗겨 버렸습니다.
게다가 커다란 검은 차에 실려 알지 못하는 산에 버려지고 말았죠.
본래 그리 운이 좋은 삶은 아니었습니다만, 잠시 쉬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까지 이럴 필요가 있었을까요?
발이 닿는대로 숲 속을 헤매 보아도 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부슬부슬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네요.
발 아래가 질척거립니다. 이대로는 오래 걸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어봤자 윤에게 찾아오는 건 저체온증밖에 없겠죠.
이대로 죽는걸까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살고 싶은데….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야 저 편으로 무언가 보입니다. 작고 흐리긴 하지만 분명히 불빛입니다.
윤은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불빛을 쫓습니다.
빛이 있다는 건 곧 사람이 있다는 뜻이고, 사람이 있다는 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질퍽질퍽 한참을 걷고, 또 걷습니다. 불빛은 점점 가까워져 구체적인 모양을 띕니다.
사각형의 빛. 창문 너머로 새어나오는 형광등의 불빛.
그것은
통나무로 만든 2층 별장
이었습니다. 척 보기에도 꽤나 크고, 넓어보입니다.
윤:(사람이다! 별장의 문을 경쾌하게 두드립니다.)
윤은 어렵지 않게 현관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너머에서 나타난 것은
어딘가 이상한 눈빛을 가진 낯선 사람
.
그는 무표정하게 당신을 바라보며 "누구?" 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이제 곧 얼어죽을 것 같은. 사람 하나 살린다 치고 들여보내주면 안 돼? 요?
리젠타인:(조난객...?) 그와중에 쫄딱 젖었군.
(들여보내줘~... 하는 눈빛. 애처롭고... 처연하고... 아무튼.)
매혹
기준치: |
70/35/14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
하긴, 이 밤중에 쫄딱 젖은채로 산 속에서 나타난 사람이라니, 수상하긴 하겠죠.
리젠타인:어쩌다 조난객이 된 건지... 설명이라도 해주지 그래. (수상하게 바라보기...)
윤:... (차마 설명하려니까 무슨 이런 일을 당했나 싶지만...)
웬 범법자를 만나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뺏기고서 여기 버려졌는데. (훌쩍)
나 그래서 휴대폰도 없잖아. 요. (먼지만 떨어지는 주머니...)
리젠타인:(우, 울지는 말고...) 일단 대충은 알겠어... 들어와. (저런...)
리젠타인은 무언가를 잠깐 생각하는 듯 하더니 순순히 윤을 안으로 안내하고, 바로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방을 가리킵니다.
리젠타인:저 방에서 지내도록 해. 비가 그칠 때까진… 머물러도 좋아.
객실을 살펴볼 수도, 리젠타인을 따라갈 수도 있습니다.
윤:(리젠타인이 간 복도 잠시 쳐다보다가 객실 살펴봅니다.)
침대와 옷장이 있는 간소한 방입니다. 윤은 들어가자마자 기묘한 위화감을 느낍니다.
<지능>, 혹은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추워서 눈까지 얼었나...)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74 |
판정결과: |
실패 |
(머리도 얼었나......)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부빗)
윤은 방금 자신에게 내어진 방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사용감이 있음을 눈치챕니다.
침대 이불은 구겨져있고 옷장의 문은 반쯤 열려 있네요.
윤:조난객이 한둘이 아닌가... (옷장 열어봅니다.)
옷장에는 코트 한 벌이 가지런히 걸려 있습니다.
조금 낡고 허름한, 주머니가 많은 트렌치 코트입니다. 주인이 있는 듯 한데…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은 방을 둘러보며 골똘이 생각해보지만... 그저 똑똑한 요정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인텔리~)
(침대 살펴봅니다.)
구겨진 이불을 보면, 누군가 사용한 듯한 흔적이 있습니다.
말리는 겸 좀 돌아다닐까...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윤은 이제 방 밖을 둘러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발걸음을 옮길 수록 이상한 비린내가 코를 자극합니다. 동시에 무언가 불길한 기분에 휩싸입니다.
마치 자신의 삶에 분기점이 있고, 방금 막 그 중 하나를 잘못 선택한 것만 같은…
그런 기분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윤은 누군가를 발견합니다.
아니, 이젠 '무언가'라고 말해야 하는 걸까요?
그것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고꾸라져 있었습니다.
등에 깊게 박힌 칼과 바닥을 뒤덮은 피웅덩이가 그것이 더 이상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상한 비린내의 원흉을 알게 된 윤은 이성판정(1/1D3).
윤:
SAN Roll
기준치: |
60/30/12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윤을 이 집으로 들여준 사람입니다. 설마. 오싹 소름이 돋습니다.
옛날에 본 공포영화 몇 개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갑니다.
자신은 산 속의 길을 헤매다 살인 현장에 제 발로 걸어 들어온 걸까요?
윤:(얼어죽는 것보단 나을... 아니 그 편이 더 나은가? 입 막은 손 떼어내봅니다.)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젠타인은 윤이 반항하면 바로 나가떨어지며, 어딘가 허술한 모습을 보입니다.
“ 잠깐. 일단 얘기를 좀 하는 게 어때." 라며 억지로 손을 떼려는 윤을 말리네요.
거실의 소파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눠보는 게 어떨까요?
물론, 윤은 지나가며 시체를 한 구 더 보게 됩니다. 이성판정 (0/1).
윤:
SAN Roll
기준치: |
59/29/11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소리를 질러도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산 속 별장. 온 집안에 널려 있는 시체들과 범인으로 추정되는 눈 앞의 사람.
눈을 굴려 주위를 살펴봐도, 무기로 쓸만한 건 시체의 등 뒤에 박힌 칼 뿐이네요.
위급한 상황이 닥쳐오면 역시 저걸 뽑아야할까요?
윤의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리젠타인은 아무렇지도 않게 소파에 털썩 주저 앉습니다.
그리고 멀찍히 선 윤을 바라보며 말을 시작합니다.
리젠타인:자기소개부터 할까. 내 이름은 리젠타인. (...) 탐정이지.
(한 걸음 더 뒤로 가기...)
리젠타인:(코x 아니다...) 뭐,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탐정인 건 확실하니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도 좋고.
윤:저 사람들... 네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건가?
리젠타인:...그래. 지금 이 상태로써는 믿기 힘들겠지만, 난 의뢰를 받고 이 별장에 왔어.
문을 안 열어주길래 따고 들어왔더니 전부 죽어있었고. (...)
윤:돌아다니지 말라 했던 이유가 그거였구나. ...
...그럼 수사 파이팅! (슬금슬금... 객실 쪽으로 발 옮긴다.)
나는 내일 아침에 나갈 테니까~! 음! 파이팅!! 하하. (엄지척)
리젠타인:(어어 잠시만...) 그, 더 궁금한 거 안 물어봐? 이래 보여도 명.탐.정.이라니까...
명탐정...이 직업이야?
리젠타인:...어떤 의뢰를 받느냐에 따라서 다르지? 차이가 천차만별이야.
리젠타인:고객의 정보는 나도 잘 몰라. (...) 그저, 의뢰를 받았기에 여기 왔을 뿐이지. 아마 이 별장의 주인이 아니었을까...생각되는군.
윤은 문득 아까 전 리젠타인의 수상한 행동에 의문이 듭니다.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입을 막았던 건 비명지르면 곤란해지니까, 였겠고?
윤:돌아다니지 말라 했던 건 현장이 훼손되면 곤란하니까. 맞지?
(더 했던 게...)
아.
탐정이면... 그거 있어?
돋보기.
(로망...)
관찰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5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있네.
탐정 맞구나.
더 물어볼 게 없다면, 이만 자는 게 좋겠군.
(객실로 돌아갑니다.)
거실에 놓여 있는 커다란 시계는 어느새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자신을 명탐정이라 소개한 리젠타인은 하품을 한번 하고 윤을 따라갑니다.
그리고 윤과 함께 객실로 향합니다. 설마… 한 방을 쓰는 걸까요?
따로 자는 거 아니었어?
리젠타인은 아무렇지 않게 1인용 침대에 누워 눈을 감습니다.
윤이 자신은 어디서 자라는거냐 항의하면 조금 고민하더니 바닥에 누워 자면 되지 않냐고 하네요.
인심 쓴다는 듯 하나뿐인 베개를 양보해줍니다.
윤:(;) (베개 들고 거실의 소파로 갑니다.)
뭐, 시체랑 같이 자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윤:(소파... 방에 갖고 들어올 수 있나요?)
윤: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윤은 끙차끙차... 시체를 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눈을 돌리고서 소파를 옮기는데 성공합니다.
리젠타인:의외네. 조난객이 돼서 온 걸 보면 아무런 준비없이 막 다닐 것 같았는데.
그렇게 윤이 소파에 누워 눈을 감으면 리젠타인이 문득,
이건 또 무슨 소리죠? 무언가 더 물어보려 해도 고새 잠든건지 대답이 없습니다.
윤도 잠드는게 좋겠어요. 오늘은 하루종일 엄청난 일이 연달아 일어났잖아요?
다시 눈을 감자 몸을 짓누르는 피로감이 느껴집니다. 까무룩 잠에 빠져듭니다.
사방이 어둡고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어렴풋 들립니다.
얼마 자지 못한 탓에 눈꺼풀이 무거워 다시 눈을 감아보지만, 또 누군가 자신의 몸을 거칠게 흔듭니다.
그는 윤이 정신이 들 때까지 반복해서 깨우고, 말을 걸다 불까지 켜버립니다.
(깜빡...)
윤:잠꼬대 한 번 지독하네. (리젠타인 밀고...)
윤이 완전히 정신이 든 것 같으면 다음과 같은 말을 건넵니다.
이미 통성명까지 전부 마쳐놓고, 잘 자던 사람을 깨워서 뭘 물어보는 걸까요?
하지만 리젠타인의 얼굴은 더 없이 진지해보입니다.
윤:(건망증?...) 네가 들여보내준 조난객.
리젠타인은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이름과, 왜 이곳에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윤:윤이고, 비 오는 산 속에 조난당해서...
(이중인격 같은 건가?) 넌 이름이 뭔데?
윤에게서 이야기를 들으면, 이름을 묻기도 전에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일어나 나가버리네요.
리젠타인은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시체의 상태를 살핍니다.
시체는 참 많았습니다. 거실, 침실, 부엌, 그리고 계단 앞…
어떤 건 맨 손으로 만져보기도, 발로 건드려보기도 하네요.
뭐해?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썩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리젠타인:뭐? (발로 툭툭 시체 건드립니다.)
한 때 사람이었던 것을 마치 물건 취급하는 듯한 행동에 이성판정(0/1).
윤:
SAN Roll
기준치: |
58/29/11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리젠타인:(...) 지금 집중하고 있는 거 안 보여?
한참을 돌아다니던 리젠타인은 문득 2층으로 가는 계단 아래 멈춰 섭니다.
그는 이제껏과는 달리 신중하게 시체를 살피더니, 윤을 손짓해 부릅니다.
리젠타인:추리소설... 본 적 있어? (뜬금)
봤었나...? 어릴 때?
윤이 대답하면, 리젠타인은 시체를 직접 살펴보라고 합니다.
<관찰력>, <의료> 판정으로 시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의료
기준치: |
1/0/0 |
굴림: |
12 |
판정결과: |
실패 |
리젠타인:(말은 그렇게 하면서 시키는 대로 하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의료
기준치: |
1/0/0 |
굴림: |
31 |
판정결과: |
실패 |
목이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꺾여 있는 시체입니다. 거기에 더해, 등에 부엌칼이 꽂혀 있군요.
바닥에 고여 있는 피는 여기서 흘러나왔나 봅니다. 다리는 계단 쪽으로, 머리는 거실 쪽으로 뻗어있음을 보아하니… 어쩌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걸지도 모르겠어요.
(계단 높이 봅니다.)
살펴본 내용을 전달해주면 조금 시큰둥하게 듣다 바닥에 고여있는 피를 발로 문지릅니다.
리젠타인:이건 이상하다고는 생각 안 하는 건가. …여기만 덜 굳어 있잖아.
그 말을 듣고 다시 시체를, 아니 정확히 피웅덩이를 내려다보면…
리젠타인의 말대로 다른 시체들보다 좀 덜 굳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게 뭐 어쨌다는 걸까요?
죽은지 얼마 안 되었다고?
윤이 무슨 말을 하던, 리젠타인은 가만히 혼자 생각에 빠집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다시 윤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네요.
리젠타인:그래.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방긋)
너 말이야… 집에 가고 싶은 건가? 내가, 도와줄 수 있어.
윤:칼이 박혀서 떨어진 건지, 떨어진 다음에 칼을 박은... 그래?
그럼 지금 보내줘.
리젠타인:...다 좋은데 인내심을 조금 더 기르는 게 좋겠군.
아, 자기 소개를 깜빡했나. 나는 리젠타인. 탐정이다.
너, 내 조수가 되는 게 어때. (선택권은 없다…라는 표정)
다른 사람 알아보는 게 어때?
리젠타인:하는 일은 간단하니 걱정마. (...) 낮의 내가 뭘 하는지 알아내서 내게 말해주면 돼.
그리고 절대로, 낮의 나를 믿지마...
(어때? 쉽지?)
윤:낮엔 새벽에 무슨 말을 하든 무시하라고 했으면서... 뭘 믿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
(낮이었나? 아무튼.) 자기 전에.
아무튼, 그 말은 무시해.
리젠타인은 너도 슬슬 잠을 자두는게 좋을거라 하며 침대에 눕습니다.
그리고 방금 누운게 무색하게 금방 잠든 듯 고른 숨을 내뱉습니다.
(이상한 사람...)
(집... 가고 싶다...)
윤도 그를 따라 눈을 감습니다. 잠들기 전에 들었던 말이 떠오릅니다.
낮의 대화를 잊어버리고, 마치 타인을 대하듯 말하던 리젠타인.
어쩐지 적대감마저 느껴지던 목소리. 설마, 이 사람은…
윤은 작은 의문을 뒤로 하고 다시 잠에 빠져듭니다.
다음 날 아침, 윤은 빗소리를 들으며 눈을 뜹니다.
새벽보다는 좀 가라 앉은 듯, 약하게 햇빛이 들어옵니다.
리젠타인은 언제 일어난 건지 이미 옆에 없네요.
(객실 다시 둘러봐도 되나요)
옷장에는 코트 한 벌이 가지런히 걸려 있습니다.
조금 낡고 허름한,
주머니가 많은
트렌치 코트입니다.
윤이 주머니를 살펴보면, 작은 수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첩을 열어보면면 끼워져 있었던 듯한 찢어진 페이지가 한 장 떨어집니다.
그 곳에는 정갈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다시 주섬주섬 넣어줍니다.)
윤:
건강
기준치: |
60/30/12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못 먹긴 했죠….
배고픔에 객실 밖으로 나가면 복도 너머에서 무언가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하면... 리젠타인이 부엌에서 무언가 하고 있군요.
점심을 먹어야할 듯 해서 준비하고 있었지.
그 말을 듣고 식탁을 보면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부엌에 얕게 깔린 커피향과 달콤하고 고소해보이는 빵들……
이걸 다 만든건가? 싶은 놀라움이 먼저 찾아오지만… 자세히 보면 전부 차갑게 식고, 겉이 말라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리젠타인:이건, 내가 올 때부터 차려져 있던 건데... (프라이팬 찾는 윤 보기) 전자렌지 저기 있는데 저거 써. (전자렌지 가리킵니다...)
두 사람, 죽은 사람들이 차려놓은 음식을 먹겠다는 거군요.
발치에 요리하던 사람으로 추정되는 시체가 누워있음에도 말이에요.
윤:
SAN Roll
기준치: |
57/28/11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리젠타인:어서 먹지 그래? (시체 앞에 두고 아무렇지 않게 냠냠...)
하지만 그를 따라 같이 밥을 먹기에는… 조리대 아래에 누워 뜬 눈으로 죽어 있는 시체가 눈에 걸립니다.
그저 망상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밥이 매끄럽게 넘어갈리가 없잖아요.
윤:(빵 조금 데워서 객실로 가지고 들어갑니다...)
윤이 데운 빵을 가지고 움직이려 하자, 시체가 발에 턱. 걸립니다.
윤: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2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이러지 마세요~!)
윤이 음식을 들고 객실로 가려하면, 리젠타인은 왜 그러냐며 윤을 물끄럼 바라봅니다.
(따라서 물끄럼...)
서재에 가서 먹는 건 어때. 저긴 시체가 없거든.
책상이랑... 의자도 있으니 밥 먹기 나쁘지 않을 거야.
그럼 서재에서 먹지, 뭐.
(샌드위치와 빵 접시에 두고 서재로 갑니다.)
책이 있는 공간 특유의 냄새 덕에 비린 피 냄새도 좀 지워지는 것 같네요.
3면을 빼곡하게 채운 책장 가운데 나무 책상과 나무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냠냠)
호기심이 동한다면 식사를 하며 한권 쯤 뽑아 읽어볼 수도 있겠죠...?
(다 먹으면 일어나서 책장을 둘러봅니다.)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이 책장을 둘러보면, 이 서재에는 크게 세 종류의 책이 꽂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신 의학], [심리학], [오컬트].
원하는 장르의 책을 읽어봅시다.
(정신 의학 책 봅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일까요. 윤은 <이중 인격> 항목에 시선이 멎습니다.
해리성 정체 장애의 일종이다. 한 사람 안에 두 개의 확연히 구별되는 자아가 들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과거에는 빙의라고도 하였다. 실제로 인격이 둘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며, 오래 형성된 정신 상태의 일부분이 일시적으로 그 사람의 전체를 조종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특정 인격이 마음을 장악하는 동안 경험한 것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보통 다른 인격의 존재도 알지 못하나, 가끔 어렴풋 알고 있는 경우도 있으며… (중략)
… 아주 드물게, 아무 원인 없이 또 다른 인격이 생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여러 심리 실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입니다. 그 중 한 이야기가 눈에 띄는군요.
한 의학 연구소에서 사형수들을 상대로 한 실험이다. 눈을 가리고 침대에 묶어 인체에 무해한 수액을 투여한다. 환자에겐 "1시간 뒤, 이 약물을 전부 맞으면 당신은 죽는다." 라고 이야기 하며, 방에는 초침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계를 둔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참여한 사형수들은 전부 사망했다. 인체에 무해한 약물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죽을 거란 믿음 하에, 인간은 스스로를 죽여버린 것이다… (중략)
(오컬트?...책 봅니다.)
어쩐지 불길한 표지를 가진 책입니다. 살짝 접혀 있는 페이지가 있네요. 펼쳐보면, 위에 작은 메모가 적혀 있습니다. [최후의 방법]이라고.
사용 마력 1D10+10 / 정신력 1D20 처음 읽었을 때 이성판정 1d4 주문을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 1D5+2시간.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주문을 외우면 대상의 자아가 무너지며, 곧 정신이 완전히 파괴된다. 이 주문은 한번 시전하면 절대 되돌릴 수 없다.
그 아래에는 또 다른 메모가 붙어 있습니다.
[무사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라고.
리젠타인:(열린 문에 살짝 기대고 윤 쳐다봅니다...) 식사 다 했으면, 이만 나오지 그래.
윤이 서재에서 나오면 리젠타인은 이제 본격적으로 살펴보자는 말을 합니다.
리젠타인:어제는 네가 찾아와서 제대로 못 봤거든.
네가... 좀 도와줘야겠어.
왜?
리젠타인:(...) 너가 내 마음에 좀 들었거든. 뭐, 어찌저찌 인연도 있고...
(후훗.훗.) 뭘 도우면 되는데?
리젠타인:(...? 이상한 사람이었던가.) 지금부터 내 조수가 되어줘.
윤은 어제 새벽 리젠타인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립니다.
윤:... (...) 조수가 되면, 넌 뭘 해줄 건데?
뭐, 어느 쪽이든 돕는 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어차피 이 저택에서 당장 나갈 방법은 없으니까요.
윤은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지는 창 밖을 바라봅니다.
갑자기 그건 왜? 뭐... 뒤져보기라도 했나.
윤:내가 남의 코트를 마음대로 뒤지고 다니는 사람처럼 보여?
(태연.)
그냥, 다른 사람이 더 있었던 건지 싶어서.
어쨌든 도와주기로 했으니까. (...) 어디부터 갈래, 조수님.
리젠타인:그럼 거실부터...(윤 손 잡고 슝~)
소파와 TV가 있는 거실입니다. 바닥에 깔려있는 카펫 위론 피를 흘리는 시체가 누워있네요.
TV를 켜보거나 시체를 살펴볼 수 있어 보입니다.
목에 난 구멍을 통해 피가 흘러나온 흔적이 있는 시체입니다.
카펫을 적신 피가 말라, 갈색 얼룩무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것을 살피고 있을 때 뒤에서 리젠타인이 말을 겁니다.
리젠타인:음… 퀴즈를 하나 낼게. 흉기는 어디로 갔을까?
(구멍이... 칼로 찌른 형태인가요?)
윤:저~기다가 박아놨겠지. (계단 턱짓하고...)
한 사람이 벌인 일...이라면, 굳이 흉기를 여러 개 쓸 필요가 없으니까. ...
리젠타인:(조금 윤을 다시 본 듯한 표정) 너... 의외로 머리 쓸 줄 아는구나.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본다니까...)
(TV 켜봅니다.)
소파와 TV가 있는 거실입니다. 바닥에 깔려있는 카펫 위론 피를 흘리는 시체가 누워있네요. TV를 켜보거나 시체를 살펴볼 수 있어 보입니다.
전원을 켜 보아도 방송은 나오지 않습니다. 지직거리는 잡음만이 들리네요.
윤:하긴, 비도 오는데 이런 산속에서 전파가 터질리가...
윤:
운
기준치: |
65/32/13 |
굴림: |
91 |
판정결과: |
실패 |
(지지리도없구나)
위협
기준치: |
70/35/14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따라서 두들기기...)
위협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이 TV를 두들기자, 화면에 유일하게 나오는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폭우는 며칠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간간히 빗줄기가 가늘어질 수 있습니다만, 금세 거세어질 확률이 높으니 당분간 외출에 조심하시길 바라며… …"
들리는 건 딱 거기까지. 짧게 나오던 방송은 다시 지직거리는 노이즈 너머로 사라집니다.
윤:...(그냥 나 지금 보내주면 안 돼? 하는 눈...)
리젠타인은 옆에서 "범인을 알아내는 게 빠를까? 산사태에 파묻혀 버리는 게 빠를까…" 같은 소리나 하며 활짝 웃습니다...
체는 조리대 앞에 쓰러져 있으며, 테이블 위에는 식기와 먹고 남은 음식이 차갑게 식어 있습니다. 둘 다 자세히 살펴볼 수 있겠네요.
(시체 봅니다.)
요리를 하던 사람인지 앞치마를 맨 채로 죽어 있습니다.
목에 걸린 낚시줄 주변으로 약간의 피가 맺혀 있습니다.
비명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죽었을 듯 하네요.
(테이블 봅니다.)
6인용 테이블엔 똑같은 식기가 다섯 개 올려져 있는데, 그 중 하나만이 쓰인 흔적이 있네요.
윤은 아까 리젠타인이 자리에 앉아 있던 걸 떠올립니다.
그 주변에 음식을 이것 저것 잘라 먹은 흔적 또한 눈에 띕니다.
현장 보존이니 어쩌니 하더니, 사실 신경 안 쓰는 거 아냐? 싶은 의문이 드네요.
이제 침실 가면 되나.
리젠타인:응, 여기는 더 볼 게 없어보이네. (침실로 터벅터벅...)
리젠타인:(그새 어엿한 조수가 다 됐구나...)
2인용 침대와 옷장, 테이블이 있는 평범한 침실입니다.
침대 옆에 누워 있는 시체 외에는 딱히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둔기로 머리를 맞은 듯, 뒤통수가 움푹 패어 있습니다.
윤:
의료
기준치: |
1/0/0 |
굴림: |
49 |
판정결과: |
실패 |
그 옆엔 흉기로 추정되는 대리석 장식이 굴러다니네요!
윤은 시체를 살피다, 침대 아래에 떨어진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를 봅니다.)
단체사진입니다. 절반이 찢겨나가 확인할 수 있는 건 두 사람 뿐이지만요.
(침대 봅니다.)
리젠타인은 윤이 발견한 것에 흥미를 가지며 사진을 살피다 테이블 위에 내려 놓습니다.
리젠타인:(흥미...)이런 건 또 어디서 찾았대... 잘했어, 조수님. (쓰담쓰담.)
윤이 침대를 살펴보면, 딱히 눈에 띄는 점은 없습니다.
윤은 더는 이 방에 볼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욕실로 갑니다.)
기본적인 청결을 유지하는데 방해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렇게나 기쁠 일일까요.
(...이제 뭐 하지. 계단으로 갑니다!)
1층을 전부 둘러보고 난 후 리젠타인은 윤에게 말을 겁니다.
칼로 찌른 모양을 보면 범인은 왼손잡이
야.
사망자 모두 등 뒤에서 공격당한 꼴인데 사망 시간이... 거의 엇비슷하네.
동시에 여러 인간을 죽였다는 건, 역시 철저하게 계획된 범죄라는 뜻이겠지.
다만, 금전을 노린 범죄로는 보이지 않아.
원한에 의한... 살해로 짐작해볼 수 있겠군.
왼손잡이...
리젠타인:(너... 평소에 무슨 손 써...?)
난... 주로 오른손?...
...(아마도.)
그러는 너는...
리젠타인:있잖아, 범인은 현장으로 되돌아온다고 하지.
여기서 왼손을 쓸만한 사람은... 너밖에 없고.
살인 후 산을 내려가다 나를 보고 다시 되돌아온 거 아냐? 알리바이를 확보하기 위해?...
그런데, 아직 동기를 모르지 않아?
(...급 서럽)
(돈도 폰도 다 뺏기고 버려졌는데)
일단 마저 보고 얘기할까?
리젠타인:동기는 딱히 중요하지 않지. 죽였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니까... 게다가 넌, 아무것도 가진 게 없잖아. 뭔가 빼돌리려고 하다가 잘 안돼서 죽였을 수도. (...)
윤:범인을 밝히는 데 동기만큼 중요한 게 어딨겠어.
리젠타인:뭐야, 농담인데 반응이 재미없네. (고개 절레절레)
윤:너까지 죽이기 전에 빨리 진범이나 찾아봅시다~...
리젠타인:조수님, 일단 이 명탐정이 말을 다 할 때까지 기다려주겠어?
(빤...)
리젠타인:(삐...삐걱...) 그냥... 아무래도 네가, 새벽의 나와 손을 잡은 것 같아서 떠본 것 뿐이야.
너도 느꼈다시피, 나한테는 또다른 인격이 있거든.
그래서 그 인격을...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어.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응...)
(한번만더)
(기회를)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윤은 낮의 리젠타인이 어느 손으로 식사했는지 떠올려봅니다.
가자!
결백함을 주장하던 말이 틀리진 않았나 봅니다.
그런데 그 인격이 범인이라면... (갸우뚱)
(처분이 어떻게 되는 거지...)
리젠타인:(...)아무튼 하던 이야기를 마저 다 할까.
리젠타인:그 인격은, 어느 날부터 내가 잠든 사이 활동하기 시작했어.
한번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흔적을 쫒으면 늘 수상한 일과 닿아 있었지... 오늘 아침에 살폈을 때도 밤새 시체를 건드린 흔적이 있었거든.
그러니까 내 말은, 앞으로 그 인격과는 협력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말이야.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을텐데...(한숨)
리젠타인은 윤의 어깨를 한번 툭툭 건드리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제 그만 잠들 시간입니다.
리젠타인:(...응!)(잘자라고 손 흔들어줌...)
(손 흔들)
이번에도 새벽에 윤을 깨우는 손길이 있습니다.
리젠타인:일어나봐... 낮에 무슨 일이 있었지?
추리도 하고...
윤이 낮에 있었던 일을 전달해주면 리젠타인은 생각에 빠져 왼손으로 자신의 턱을 만지작거립니다.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그새 잊어버릴 뻔 했지만... 우린 이미 낮의 리젠타인이 오른손을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리젠타인:뭐, 다른 이야기는 없어? 낮의 걔가 뭔가 말했다던가.
너는 1층의 시체를 다... 봤었지? 어제.
윤:범인이 어느 손을 주로 쓰는 사람인지 알아냈어?
리젠타인:글쎄, 그건 다시 가서 봐야 알겠는데.
리젠타인에게 들었던 내용을 얘기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믿을만한 정보야?
리젠타인:...그래서, 지금 나를 경계하는 거야?
윤:어느 쪽을 믿어야 할지를 모르겠으니까. ...
리젠타인:(무언가 찢긴 사진 주섬주섬 꺼냅니다...)
찢긴 사진에는, 지금은 시체가 되어 누워 있는 나머지 두 사람과 리젠타인이 담겨 있습니다.
리젠타인:내가 설마 이 사람들을... 죽였을 거라 생각해?
리젠타인:글쎄... 조수라고 하기엔 애매하지. 시키는 일을 하기보다 그저 도움을 줬던 사람들일 뿐이니까. (뭐, 조수라고 할 수도 있겠네...)
알다시피, 내가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말이지.
잠겨있는 문은 리젠타인이 몇 번 건드리자 금방 열립니다.
리젠타인은 "탐정의 기본 스킬이지." 같은 말을 합니다.
문 너머에는 넓은 방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운데 덜렁 놓여 있는 나무의자와 구석의 잡동사니 외에는 아무것도 없네요.
삐뚜름하게 놓여진 의자입니다. 별 특별한 건 없어 보이지만…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
혹시나... 싶어 다시 둘러보지만, 역시나 평범한 나무 의자네요. 오래 앉으면 엉덩이가 아플 것 같습니다.
창고 대용으로 쓰던 것인지 온갖 생활 물품이 들어 있습니다. 낡은 청소 용구부터 공구함, 밧줄, 분필, LPG 가스통 등등… 특별한 건 보이지 않네요.
윤:의자 하나 덩그러니 있는 게, 꼭 심문하는 자리같단 말이지. ...
윤이 전부 둘러본 후에도 리젠타인은 잡동사니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무언가를 곰곰 생각하는 듯 한참을 가만 있네요.
윤이 몇 번 말을 걸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고개를 듭니다.
리젠타인:너는... 나와 그 녀석 중 누구를 믿지?
윤:아무래도 네가 조금 더 신뢰가 가긴 하지.
리젠타인:(그거 좀 마음에 드는 말이네.) 너도 알다시피, 이 사건의 범인은 나 아니면 그 녀석일 거야.
낮의 내가 하는 말도 어느정도 일리가 있었을 테고...
이제부터 너는, 조금이 아니라 어느 쪽을 완전히 믿을지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아.
(윤 빤히...)
그럼 널 믿지, 뭐. ...
너 떡하니 앞에 두고 다른 사람 믿는다 하는 것도 웃긴 것 같고...
리젠타인은 이제 돌아가서 잠이나 자자며 먼저 아래로 내려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자야 할 시간입니다. 내일은 내일의 할 일이 있으니까요.
깨어난 윤은, 리젠타인이 잠들기 전 문득 말했던 내용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리젠타인:하루의 시간을 더 줄게. ...은색 액체가 든 병을 찾아.
내가 직접 찾고 싶은데, 이제 시간이 별로 없어. 나는 오래 깨어 있을 수 없거든. 아마 숨겨진 장소에 있을거야.
어떻게든 쓸모가 있을테니까... 아, 이건 절대 낮의 나에게 들키지 말고.
날 믿는다면, 이것만큼은 꼭 해줬으면 좋겠군. 넌 집에도 무사히 돌아가야 하고 말이야.
윤:(추리소설에선, 보통... 책장 뒤에 숨겨진 공간이 있던데.)
(서재로 갑니다.)
그러고 보니, 리젠타인은 깨어나자마자 서재에 할 일이 있다며 콕 박혀있습니다.
여전히 시체 없이 깨끗한 모습입니다. 딱히 볼 건 없어보이는군요.
구경하러 왔는데. ...
뭐, 더 둘러봐서 나쁠 건 없지. (어깨 으쓱하고는 혼자 쓸쓸하게 2층 올라갑니다...)
윤:(쓸쓸한 뒷모습 보다가... 서재로 들어갑니다.)
윤은 서재로 들어갑니다. 옅은 탄내가 코끝에 감돕니다.
어제와 같이 책장은 3면을 가득 채우고 있고 가운데엔 나무 책상이 놓여 있습니다. 어디부터 찾아보는게 좋을까요?
뭘 태운 건가...
리젠타인이 책을 몇 권 빼둬서인지 듬성듬성 비어 있습니다.
그걸 제외하곤 어제와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서재가 아니라면 리젠타인이 말한 숨겨진 장소는 없을텐데요…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생각해보니 겉은 그 모양이어도 리젠타인, 머리는 꽤 좋았었죠...
어쩌면 생각보다 훨씬 단순한 장치로 그를 속일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말하는 발상의 전환 말이에요. 머리를 쓰지 않는 퍼즐. 예를 들어 책장을 힘껏 밀어본다거나…
(우선... 나무 책상 봅니다.)
어제와 달리 책상 가득 책이 올려져 있습니다. 리젠타인이 뽑아둔 걸까요?
제목과 표지를 훑어보면 오컬트에 관련된 책이 한가득인 것을 알게 됩니다.
종이를 태운 듯한 흔적입니다. 뭘 태운걸까요?
윤: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한 번 더?...)
관찰력
기준치: |
60/30/12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미치겠군.)
(라이터 봅니다.)
평범한 라이터입니다. 사용해보면 멀쩡히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책장... 밀어봅니다!)
윤: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드르륵, 하고 큰 소리가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조용히, 책장은 뒤로 밀려납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사람 하나가 겨우 들어갈 듯한 공간이 보입니다.
커다란 금고같은 공간입니다. 바닥엔 스크랩북과 파일철, 천이 덮인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어둡고 좁지만 최근까지 사람이 드나들었는지 먼지는 날리지 않습니다.
(스크랩북 봅니다.)
범죄와 관련된 신문기사가 스크랩되어 있습니다.
윤:
자료조사
기준치: |
70/35/14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서 한가지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나이, 성별, 직업 모두 제각각이나, [어느 순간 사람이 돌변했다.]는 문장이 꼭 들어가 있군요.
(파일철 봅니다.)
들어 있는 A4용지에는 휘갈겨 쓴 듯한 문장이 몇개 쓰여 있습니다.
물든 인간은 ■■(알아볼 수 없는 글씨입니다.)의 충실한 신도가 되며,
그의 뜻대로 악한 행동을 반복한다.
물리적으로 제거할 방법은 없음.
또다른 인격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리젠타인:감로주β - 정신까지 지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음. 좀 더 연구가 필요함.
(...조용히 사라져요)
악의 씨앗은 추상적 개념 물든 인간은 ■■(알아볼 수 없는 글씨입니다.)의 충실한 신도가 되며, 그의 뜻대로 악한 행동을 반복한다. 물리적으로 제거할 방법은 없음. 또다른 인격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감로주β - 정신까지 지킬 수 있을지 알 수 없음. 좀 더 연구가 필요함.
전부 읽으면 섬뜩한 기분에 이성판정(0/1).
윤:
SAN Roll
기준치: |
56/28/11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커다란 금고같은 공간입니다. 바닥엔 스크랩북과 파일철, 천이 덮인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어둡고 좁지만 최근까지 사람이 드나들었는지 먼지는 날리지 않습니다.
천을 들춰보면 작고 투명한 두 개의 병 안에 은색 액체가 찰랑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리젠타인이 말하는 병이 이게 맞는 거겠죠?
윤:(챙깁니다.) ...이제 2층으로 가면 되려나.
윤이 탐사를 마치고 서재의 문을 열면, 바로 코 앞에 리젠타인이 서 있습니다.
리젠타인:아직도 여기 있었나... 뭘 하고 있었는데?
윤:책들 좀 보고 있었어. 신기한 내용이 많던데.
리젠타인:(...) 저기, 밤의 나와 무슨 대화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너무 쉽게 믿지는 마.
걱정 마. 난 아무도 안 믿으니까. (엄지척)
리젠타인:(...탐정은 남의 말 쉽게 못 믿거든.) 그거 알아? ...이 사람들은 내 가족이나 다름없어.
날 도와주기 위해 이런저런 자료를 모아뒀는데, 그걸 그 녀석에게... 들켜서 이 꼴이 난 것 같아.
난... 꼭 범인을 잡고 싶어. 그게 나 자신이라고 하더라도.
(그걸 위해 조수님이 협력해주기를 바랐는데...) 타인은 한계가 있는 모양이네. 뭐, 어쩔 수 없지.
윤:(천장 보고 날숨 한 번...) 뭐가 뭔질 모르겠네
네 말은, 네가 진짜 명탐정이라는 거지? 죽은 사람들은 네 조력자였고.
추리하기로는, 밤의 네가 범인일 거다?
리젠타인:(...끄덕.) 어차피 범인은 나 아니면 그 녀석일테니까.
리젠타인:무슨 종이를 말하는 거지? (...)
윤:네가 나가고 나서 서재에 들어오니까 탄내가 나던데.
뭔가 태운 게 아니야?
서재에서 태울만한 건 종이 말고는... 딱히 없고.
리젠타인:그건 그 녀석이 내 몸을 빼앗기 위해 준비해둔 주문이야. (...) 준비하는데 오래 걸리는 주문이라 발견했을 때 태웠었지.
정신 이전이면 정신을 다른 몸으로 옮기는 게 아닌가?
그럼, 그러니까... 밤의 네가 낮의 너... 지금 이 정신을 다른 몸으로 옮기려는 속셈이다?
리젠타인:...그래.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공들여서 내 소중한 이들을 죽이진 않았겠지.
하지만 리젠타인은 먼저 방으로 가지 않습니다.
리젠타인:...날 의심하는 것 같아서. 눈치껏 자리는 피해줄게. (...)
난 거실에서 잘테니 침대는 너가 써도 괜찮아.
세번밖에 안 됐는데도, 새벽마다 리젠타인이 자신을 깨우는데 익숙해져 버렸네요.
그는 당신을 물끄럼 내려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윤이 병을 내밀면 리젠타인은 작게 흔들어보곤 다시 바닥에 내려놓습니다.
리젠타인:마지막으로 물어볼게. ...나를 믿어?
그 얼굴을 보고 있으면 불현듯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기묘한 기시감. 복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느껴졌던 불길함.
그리고 윤은 이번에도 분기점에 서 있음을 직감합니다.
둘 중 누구를 믿을지. 어느 쪽을 믿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멀리서 빗소리가 들립니다. 선택의 시간입니다.
(...)
탁, 탁, 탁…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윤은 눈을 뜹니다.
리젠타인이 바닥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네요. 저건, 분필인가?
게다가 푹신한 이불 대신 거칠고 단단한 무언가가 몸을 옭아매고 있습니다.
주위를 살피거나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면, 여긴 2층이며 자신은 의자에 밧줄로 꽁꽁 묶여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윤:
SAN Roll
기준치: |
55/27/11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윤이 깨어나면 리젠타인은 “일어났네?”라는 말과 함께 웃으며 다가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눈동자는 아주 깊고, 낮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타인을 믿는다는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불신하고, 의심하며, 오로지 자신의 삶을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현명한 일인지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신뢰는 배신당하기 십상이고 다수의 악의 앞에서 선의는 쉽게 깨집니다.
당장 친밀한 사이에서도 홀로 약점을 드러내면 사람은 누구나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그런 삶과 사회이기 때문에, 어쩌면 더더욱. 타인을 믿고 함께하겠다 결심하는 행위가 빛나는 것이겠죠.
당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신뢰의 뜻을 들은 리젠타인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뜹니다.
리젠타인: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그 놈을 죽여야지.(살벌)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우리는 한 몸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야. 자칫하면 나까지 죽어.
리젠타인:작전을 잘 짜야지. 낮에 그 녀석이 뭘 했는지 알아?
윤:서재에서 종이를 태웠다가... 2층에 가서 한참 안 나오던데.
리젠타인:음... 혹시 뭘 태웠는지는 모르는 건가. (...)
아니, 이전.
리젠타인:(엄지척.) 이제야 뭘 노리는지 알 것 같군.
어쩐지... 너를 살려두고 있더라니. (한숨) 네 몸을 빼앗을 계획일 거야.
윤:음. 몸을 뺏기면 아무래도 곤란하겠지...
리젠타인:(반응이 꽤 시큰둥하네...) 나도 정확한 주문은 익히지 않았지만... 친밀할 수록, 가까울 수록, 믿을 수록 몸을 빼앗기 쉽다더군.
뭐, 반항한다고 뺏기지 않는 건 아니지만, 고생은 덜 하고 싶었나보지.
그래서, 그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
리젠타인:(딱히 친절하게 대하지는 않았던 건가...? 웃긴 녀석이네.) 일단, 우리 2층으로 올라가자.
가는 길에 죽어있는 시체를 내려다보고 리젠타인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리젠타인:아마... 처음에는, 이 사람의 몸으로 옮기려던 게 아닐까 생각했어.
도망치다 굴러떨어져 죽은 바람에... 어쩌나 싶을 때 너가 방문했던 거지.
리젠타인:등을 찌른 건 괘씸죄로...? 보면 볼 수록 웃기는 녀석이군.
리젠타인은 의자로 다가가 뒷면의 쓸린 자국을 만집니다.
리젠타인:너도 여기 묶일 가능성이 크니까, 잘때 소매에 유리조각 같은 걸 붙여둬. ...언제든 끊을 수 있게.
라이터는... 챙겼나?
윤:유리조각...은 어디서 챙겨야 하지. (...)
라이터는 있어.
리젠타인:(유리조각은 어떻게든 찾고...) 좋아. 말 안 해도 잘 챙겨뒀네.
그리고 잡동사니가 쌓인 벽으로 다가가, 가스통을 통통 두드립니다.
...네가 이판사판이라는 걸 보여주는 거야.(비장)
리젠타인:이대로 몸을 뺏겨 죽을 바엔 다 불태워 버리겠다, 그런... (뭐라고?)
연기는 할 필요 없겠군...
리젠타인:무서워 하는 척도 해야 돼. 손을 떨고 겁에 질린 것처럼... 할 수 있겠어?
막상 상황이 닥치면 무섭긴 하겠지. ...
리젠타인:...좋아. (웃고는) 가장 중요한 건, 작전이 있다는 걸 들키면 안된다는 거야.
리젠타인:죽겠지. 너랑 나랑? (손 왔다갔다)
리젠타인:조금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믿겠다.
리젠타인:뭐, 너가 묶이게 된 이유를 친절히 설명해 주도록 할까.
궁금한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도 괜찮고? (하하)
리젠타인:뭐, 진작에 알았던 눈치이긴 했지만... 어쩌나. 이미 묶여버린걸.
유능한 조수님이니까 눈치챘겠지.
정신이전 주문을 써서 네 몸을 가져갈 거야. (방긋...)
매혹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외모
기준치: |
70/35/14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은 그 확실이 누구나 돌아볼 만한 얼굴을 갖고 있었죠.
윤:(...미인계로 정신을 혼란스럽게 한 틈을 타 밧줄을 끊기... 시도합니다.)
자다 깬 얼굴이라 딱히 통하지 않는 듯 싶었으나... 그 외모는 확실히 빛을 발했습니다.
윤: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리젠타인이 잠시 그의 얼굴에 시선을 뺏긴 사이, 윤은 밧줄을 끊는 데에 성공합니다., 리젠타인이 잠시 그의 얼굴에 시선을 뺏긴 사이, 윤은 밧줄을 끊는 데에 성공합니다.
리젠타인이 잠시 그의 얼굴에 시선을 뺏긴 사이, 윤은 밧줄을 끊는 데에 성공합니다.
윤:(가스통을 잡고... 한 손에 라이터를 들고. ...)
(가스통 엽니다.)
가스통을 들고, 윤은 다시 작전의 다음을 회상합니다.
…리젠타인은 그렇게 말했지만, 가스 누출 시킨 후 라이터 들고 협박하는게 무슨 작전이란 말인가요?
리젠타인:이제부터 제대로 설명할 거니까 잘 들어.(훗)
이후 리젠타인은 윤이 넘겨준 은색 액체가 담긴 병을 꺼냅니다.
아래 서재에는 쓸만한 주문이 있으나, 네가 그걸 익혀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리 없다. 그러므로 불을 사용한다.
가스가 가득한 방에 불을 붙인다면 누구나 본인이 죽을거라 생각할 것이다. 그걸 노린다.
네가 가져온 은색 액체는 특수한 방법으로 제조한 감로주다. 본래는 좀 더 초월적인 힘으로부터 몸을 지켜주지만, 이건 신체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술이다.
이걸 아주 극소량, 그러니까 폭발에서 죽지 않을 정도로만 마신다. 충격이 몸에 전해져 자신이 죽을거라고 믿게 만드는 거다.
하지만 그 녀석은 눈치가 아주 좋다. 네 스스로가 정말 목숨을 걸지 않는다면 금방 무언가 수를 썼겠거니 눈치 챌 것이다.
너도 똑같이 극소량만 마실거다. 목숨은 지킬 수 있지만, 크게 다칠 정도. 네 스스로가 불을 붙이기 무섭고 망설일 정도로.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녀석은 믿을거다. 영구적인 상처가 남을 수 있지만 살아있는게 어디냐. 치료는 내가 책임지고 해주겠다.
리젠타인:...이것 외엔 방법이 없어. 싫다면 몸을 뺏기고, 저세상에서 함께 네 몸이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꼴을 구경하도록 하지.
어떻게 할래?
죽거나, 죽지 않을 정도로만 살거나. 선택하라는 식으로 말했지만 결국 답은 하나밖에 없겠죠.
그래요. 그게 작전이었죠. 앞으로의 삶을 걸고, 죽을 각오로 악의를 없애는 것.
아직도 잔뜩 방심한 채로 이 쪽을 보고 웃고 있네요.
당신이 목숨을 걸 수 있을 거라곤 전혀 믿지 않는 얼굴입니다.
윤:터뜨릴 거야. 같이, 죽... 죽는 거지.
(가스 누출시킨 뒤, 당장이라도 라이터 켤 기세로...)
리젠타인:...그렇게 벌벌 떨면서 대체 뭘 하겠다고. (피식...)
(어느 정도 가스가 퍼졌다 판단하면, 라이터 켭니다.)
이후 느껴진 건 강렬한 빛과 뜨거운 열기. 그리고 닥쳐오는 암전.
정신이 든 건 얼굴을 적시는 빗물 탓이었습니다.
방금의 폭발로 지붕이 날아간 걸까요? 한낮인데도 먹구름이 잔뜩 낀 어두운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불이 크게 번지진 않은 모양입니다. 온 몸이 욱신거리고 따갑습니다.
몸을 일으켜보면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군요. 온통 상처투성이지만… …
죽지 않을 정도로만 살았다고 하기엔, 너무 멀쩡하네요.
피부가 살짝 까지고 화끈거리는 것 외엔 눈에 띄는 외상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리젠타인은 윤까지 멋지게 속인 모양입니다.
다치지 않을 거란 것을 모르고, 정말 생명을 걸고 싸울 수 있도록 말이에요.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저 멀리 쓰러진 사람의 인영이 보입니다.
이 쪽이야말로 정말 목숨을 건 듯, 온 몸이 엉망진창이군요.
때마침 비가 내리지 않았다면, 지붕이 날아가지 않았다면 더 큰일이었을지도…
그런 생각을 하며 리젠타인을 이리저리 살피면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어깨 두드리고... 코 밑에 손 대보고... 가슴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이건...
심폐소생술이군. (준비...)
윤:(심폐소생술. 해봅니다... 긴가민가...... 이게... 맞나...?)
운
기준치: |
65/32/13 |
굴림: |
94 |
판정결과: |
실패 |
윤:
운
기준치: |
65/32/13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쿨럭, 짧은 기침소리를 내며 리젠타인이 피 섞인 숨을 내뱉습니다.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리면 흐릿한 눈동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그런 리젠타인의 뒤로 피 섞인 빗물이 바닥으로 퍼져 나갑니다. 마치 무언가가 녹아 나오듯, 그 몸에 숨은 악의가 물에 퍼지듯… ….
리젠타인:(쿨럭...) 안 다쳤지? 부축, 할 수 있겠나.(...)
윤:믿었더니, 거짓말을... (농조로 말하며 안아듭니다.)
리젠타인:살았으니까... 이건 좀 봐줘. (이쪽도 농조로 말하며 안심한 듯 몸을 기댑니다...)
힘 없이 당신에게 기댄 사람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이중인격 탐정. 몸을 거의 빼앗겨 밤에만 잠깐 깨어날 수 있었다던 사람.
이제는 그 삶과 몸을 온전히 돌려받게 되었죠.
함께 사선을 넘은 사람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나요? 동지애? 우정? 애정?
어쩌면, 앞으로 계속 함께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갑자기 뭐지? 의문을 품고 있으면 힘이 전부 빠진 듯 늘어진 리젠타인이 눈을 뜨고 말합니다.
어리둥절하게 그를 부축하고 나가면 보이는 것은 커다란 검은 차.
빗속에서 창문을 내리고 이쪽을 향해 얼굴을 들이미는 건… 아니, 저건 윤을 납치했던 강도인데요?
강도:꼴이 그게 뭐에요? 위험할 거란 얘기는 들었는데~
윤이 경악하고 있으면 강도는 윤을 힐끔 보며 말합니다.
윤:
지능
기준치: |
60/30/12 |
굴림: |
3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설마. 납치 당해 짐과 돈과 휴대폰을 전부 뺏기고 산 속에 버려진 것까지 전부 리젠타인의 짓인가요?
아니, 그저 의문이라고 하기엔 저 대화들, 너무 결정적인 증거인데요?
...야. 짐 내놔.
리젠타인:저기 있으니까 가져가. (웃고는) 쟤는 가끔 심부름 시키는 애야.
나와 전혀 얽히지 않은 제 3자가 필요해서, 간만에 일 좀 시켰지.
적당히 머리 쓸 줄은 아는데 계산은 잘 못할 것 같은 애로 데려와 달라고 했는데...
윤:참... 내가 살다살다 초면인 사람 저주도 풀어주고. (...짐 주섬주섬 챙긴다.)
그럼, 이제 집으로 보내줘. 다 끝났으니까.
납득을 했든, 어이가 없든, 비틀비틀 먼저 차에 올라타 리젠타인이 옆자리를 툭툭 건드립니다.
리젠타인:빨리 타, 비 들어오니까. 일단 병원부터 가도록 하지.
윤이 옆 자리에 앉으면 친절하게 머리에 묻은 빗방울을 털어주네요.
리젠타인:저기... 앞으로도 내 조수할 생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