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가 되셨다면
가장 자신있는 판정을 굴려주세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기포도송이얌 똑또케요
───────∗ ⋅ ◈ ⋅ ∗───────
COC 7th fanmade scenario

갱생불가, 한량, 파렴치한, 무뢰배, 양아치, 난봉꾼, 플레이보이.모든 수식어가 가리키는 사람은 하나입니다,USB를 든 손이 까딱입니다.
KPC Fade PC Farrah Moore
Written by 럽피
2024.03.08.
─────── ✦ ───────
대답 안 해?
.
.
.
─────── 도입 ───────
졸업파티가 끝나면 졸업과제를 제출해야 합니다.
성실한 파라는 진작 끝내 놓았을 테니, 걱정은 없을 겁니다.
다만......
고등학교 생활 중 단연코 최고의 위기가 눈앞에 온 것 같습니다.
캐비닛을 나란히 옆에 두고,
사람 하나 없는 이 복도에서,
왜 하필 이 개자식이랑 마주 보고 서 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
그래요, 페이드입니다.
갱생불가, 바람둥이, 한량, 파렴치한, 무뢰배, 양아치, 난봉꾼, 플레이보이.
어쩐지 익숙한 단어들은 언제나 그의 이름 앞에 붙어 있었습니다.
하루 걸러 애인이 바뀐다는 건 뜬소문이 아니라 진실이더랍니다.
한 번은 전 애인의 부모님이 학교로 찾아와서 머리 위에 식판을 들이부어도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로 전 애인이 주었던 값비싼 시계를 대놓고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했다던.
그 페이드입니다.
징계를 받든 정학을 당하든 아랑곳 않는,
교내에서 일어나는 온갖 쓰레기 짓이란 쓰레기 짓은 전부 페이드의 소행으로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미친 놈.
그러면서 성적까지 좋으니 이토록 못미더울 수가 없습니다.
부정행위 같은 거 하는 건 아니야?
그런 소문도 왕왕 돌곤 했지만, 언제나 이상하게 사그라들고......
아무튼.
그런 페이드 손에,
당신의 졸업과제가 담긴 USB가 들려 있습니다.

너한테 신청하는 거야.
넌 고개만 끄덕이면 되는데.

협박이겠지.

졸업과제가 소중하지 않다면 맘껏 표출해.





왜 나인데? 너 여자친구 많잖아. 필립스는 또 어디다 버려 두고?




······너 다른 여자애들도 이런 식으로 대하니? 왜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네.

아니면, 뭐. 무릎이라도 꿇어 줘?
네 USB의 행방은 보장할 수 없게 되겠지만.

무슨 수작인데?

말했잖아. 너랑은 안 놀아 본 것 같다고.
그래서 하루 바짝 땡겨 놀아 보겠단 건데, 그게 그렇게 못 미더워?

······ ······골탕 먹일 속셈이라거나······.

혹시 몰라, 바뀌었을지.



나 너 싫어해. 모를까 봐 친절하게 알려줄게.

되게 열심히 했을 텐데. 진짜 아쉽다.

······.
개자식······.

동의로 알면 되지?





✦ 심리학 판정 ✦

기준치: | 50/25/10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늘 웃는 얼굴.
그 뒤에 시커먼 속내가 있을 것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역시 제대로 된 의중은 모르겠습니다.

페이드는 그 말을 끝으로 홀연히 돌아갑니다.
물론, USB는 여전히 제 손에 쥐고서.
일종의 협박일까요?
오지 않는다면 이 USB의 생사는 보장할 수 없다, 같은…….
...
당신의 완벽에 가까운, 아니, 완벽할 정도로 완벽한 과제를 이제 와서 다시 작성하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습니다.
꼼짝없이 최악의 인간과 프롬 파트너를 하게 생겼네요.
아무도 없는 복도에 덩그러니 파라만 남았습니다.
✦ 듣기 판정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포기하고 집으로 가려던 중, 누군가 다급하게 뛰어가는 작게 소리가 들립니다.
쫓아가나요?

✦ 민첩 판정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훈계를 위해 열심히 그 뒤를 쫓았지만......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아무렴, 그리 중요한 건 아니었겠죠.

oO(벽지색깔예쁘네)
벽지 색깔도 새삼 예쁘겠다,
학교에 용무가 없다면 이만 돌아가도록 합시다.

.
.
.
─────── 프롬 전 날 ───────
페이드가 파트너 신청을 한 지 24시간이 경과했습니다.
그동안 말그대로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신청만 하면 단가?
역시 매너라곤 찾아 볼 수가 없는 쓰레기답습니다.
아무튼.
파라라면 옷을 미리 준비했을 겁니다.
드레스 코드 따위 알 반가요?
지금은 빼앗긴 졸업과제를 되찾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자면......
같은 반 학생, 칼리가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칼리:저기......
그, 있지.

칼리는 조금 쫄은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소심하던 친구이니까, 오죽할까요.
칼리:페이드랑...... 프롬 파트너 하기로 했어?

칼리:............어, 그래......?
내가 잘못 알고 있던 건가......
아, 이건 확실해. 어제 페이드가 드레스 코드 알려 줬지?

그건 또 왜?
칼리:그거...... 거짓말이야.
페이드가 너 놀리려고 그러는 거야. 드레스 코드는 빨간색이고...... 절대 파란색으로 입지 마.

같이 놀림의 중심에 설 텐데.
칼리:글쎄, 걔는 언제나 그 중심에 있었으니까......
칼리는 그 말을 끝으로 홀랑 나가버립니다.

(아니 뭐야? 황당함)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페이드를 믿기
2. 칼리를 믿기
3. 내 갈 길을 가기

(이놈이고 저놈이고 믿을 수가 없는 인간 불신 말기.)
이 세상엔 믿을 사람 하나 없습니다.
파라는, 그래요.
가장 무난하고 또 잘 어울릴 블랙 앤 화이트를 선택합니다.
남은 준비를 마저 하고 잠에 듭시다.
.
.
.
─────── 개 같은 프롬 ───────
건물 안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클럽 음악.
건물 앞에는 각자 자기 비싼 차(부모님 것일 텐데도)를 자랑하며 입장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습니다.
가지각색의 화려한 파티 복장을 입고 온 학생들이 하나하나 돋보입니다.
분명 페이드는 드레스 코드가 파란색이라 그랬는데……
모두가 붉은 계열의 복장을 하고 왔습니다.
어느 것 하나 파란색은 보이지 않아요!

(이 자식이?)
칼리는 정말로 믿을 만한 친구였던 겁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체육관 입구 한 편에서 벽에 기댄 채 파라를 쳐다보는 페이드가 있습니다.
흑색의 말끔한 정장, 푸른색 포인트 몇 개.
어쨌든 대놓고 쪽팔리고 싶진 않았던 걸까요.
아, 귀걸이도 했나요.



드레스 코드 파란색이라며?


파란색이라며?



하얀색은...... (노골적으로 파라 의상 훑는다.)
별론데?

꼬우면 지금이라도 파트너 취소하든가.









겨우 체육관 안으로 들어서면 쿵쾅거리는 노래에 심장까지 울리기 시작합니다.
이미 사람들은 노래에 몸을 맡긴 채로 즐겁게 파티를 즐기고 있고, 저 너머에는 교장과 교감마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 듣기 판정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끄러운 음악 사이로, 선명하게 들려오는 대화입니다.
➤:"뭐야? 이거 어떻게 되려고……"
"너 쟤 이름 알아? 나 처음 봐, 우리 학교에 저런 애가 있었어? 아니, 페이드랑 얘기 나눈 걸 본 적이 없는 앤데?"
"몰라! 아, 씨……. 페이드는 왜 저런 애랑! 야, 애들 모아."
......파라를 시샘하는 대화들일까요?











날 여자로 의식하지 말아 줘. (어딘가 재수없는 소리)

별로 의식 안 하니까 걱정 말고.
즐길 만한 곳은 뷔페, 이벤트 부스, 중앙 홀 정도인 것 같습니다.


◈ 뷔페
체육관 가장자리에 U자로 놓여 있는 뷔페 공간입니다.
춤을 추려면 고칼로리의 음식 이 필요하고, 열정적으로 움직이려면 수분을 보충할 슬러시가 필수죠!
테이블 위에는 달콤쌉싸름한 레몬주스 볼부터 시작해 다층 초콜릿 케이크, 형형색색의 생과일, 타코 치즈 크래커 등 다양한 먹거리가 놓여 있습니다.
테이블 가운데 앞에는 거대한 유리병에 시원한 얼음물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모두가 쉽게 마시기 좋게 플라스틱 컵까지 많이 구비되어 있네요.

연어 카나페?

✦ 관찰 판정 ✦

기준치: | 55/27/11 |
굴림: | 61 |
판정결과: | 실패 |
재도전

기준치: | 55/27/11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카나페를 집기 전.
건너편 테이블에서 사람들 사이로 손 하나가 슬쩍 삐져나오고, 슬러시 볼에 무언가를 넣는 모습이 보입니다.
투명한 와인병 같은 것에서 흘러내리는 건……
✦ 듣기 판정 ✦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야, 더 넣었어. 빨리 마셔, 비워.'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무언가 벌어지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 ······ (선생님께 말씀드려야 할지 고민함)
그러고 보면, 웬 희멀건 연기가 테이블 아래로 들어가는 것도 같았고요.
드라이아이스라도 뿌렸나?
때마침 페이드가 슬러시 볼에서 잔 두 개를 떠옵니다.
수상한 게 들어갔는지도 모르는 것 같은데……
오는 도중에 칼리를 만나 친한 사이처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입니다.

꽤나 다정한 웃음이네요.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만은.
어쩐지 유독 더 그렇습니다.





그러는 와중, 주변에서는 파라를 챙겨주는 페이드 모습에 입이 떠억 벌어져 있습니다.
분명 지금쯤 뒷골목에서 뜨거운 키스 한판 때리고 있어야 마땅한 사람이라서요.
파라도 가끔 페이드의 모습을 언뜻언뜻 본 터라, 이렇게 챙겨지는 건 영 어색합니다.









모르겠네.
너 나 불편해?


궁금하면 마셔 보든가.

아직 학생인데, 교내에 알코올 반입을······ 선생님께 말씀드려야겠다.


······자주 마셔 본 사람처럼 말한다?

(노코멘트.) 시가는 안 해. (웃는다.)

이러니까 불편한 거다.


여자애들이랑 놀러 다니고, 하루마다 애인 바뀌고, 소란스럽게 굴고······.
(그러면서 성적은 좋고: 이게 제일 큰 이유임.)

그러면 뭐, 어쩌려고. 이대로 집 갈 거야?
네 소중한 USB가 널 원망할 걸.

······이따위로 굴면서 안 불편하길 바라?!




······ ······ ······ ······변태······.




나한테 뭘 할 작정이야······. (혼자 머릿속으로 어디까지 다녀온 건지?)

여기서 놀다가 아, 좀 재밌다 싶으면 우리 집 가서 2차 즐겨도 되고.

졸업 과제······
다시 하려면 며칠이나 걸리지······. (2차 중얼.)

됐어, 다 농담이야. 고지식한 놈......
사실, 오늘만큼은 편하게 보내고 싶었어. 다른 애들은 목적이 너무 분명해서 영 별로야. 너는 나한테 원하는 거 딱 두 개잖아. 꺼지기, UBS 돌려 주기. (이것도 진심인진 장담할 수 없다.)

너 때문에 내가 불편해지는 건 네 고려 대상이 아니니?

저 부스들 재밌어 보이지 않아?

몰라. 재미없어 보여. 관심 없어. 흥미 없어. 나 발 아파. 여기 있을래. (아무 말이나.)








◈ 이벤트 부스
두근두근!
페이드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체육관 한쪽에 마련된 이벤트 부스입니다.
다들 어찌나 정신없게 즐기는 건지 플러팅과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습니다.

무대 양옆에 있는 거대한 조명 장치가 무대 위의 부스들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벤트 부스 중 풍선 터뜨리기, 키싱부스가 눈에 들어옵니다.

별 거 없네. 돌아가자.






USB는 놔줘. 걔는 잘못 없잖아. (침착하게 학교 언젠가 실시했던 -학생들 89%가 잤던- 납치 예방 교육 지침을 떠올린다.)





야.
키스해 본 적 있어?

응. 어쩌라고. (턱 치켜든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고.





난 혼전순결주의자라 좀. (택도 없는 말)


넌 진짜············ 그냥············ 사람이면 아무나 다 상관없는 거니?

정말 그런지 아닌지 한 번 확인해 보자고.



너 진짜 짜증 난다······. (파트너 놔두고 혼자 풍선 터트리기 쪽으로 뚜벅뚜벅 간다.)

◈ 풍선 터뜨리기
파트너와 본인 사이에 풍선을 끼워 넣고 포옹으로 터트리는 게임입니다.
터트린 개수에 따라 경품이 결정됩니다.
경품이야, 이것저것 많은데......
와인은 저기에 왜 껴 있는 건가요?
뭔가 포스트잇이 붙어 있습니다.

(포스트잇?)
우리의 차례가 벌써 다가왔으니, 일단 게임을 한 뒤 나중에 확인해 봅시다.

할 수 있어?

······ ······몰라······.

✦ 근력 판정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양아치······.
풍선이 팡 소리를 내며 터짐과 동시에 두 사람의 몸이 맞닿습니다.
두근두근......
음악 탓일까요?
혹은 누군가의 심장 박동일까요.
알 수 없지만.
페이드는 잠깐 그리 안고 있다 놓아 줍니다.

바로 다음 풍선이 들어오고, 또 터뜨리고......
그렇게 8개의 풍선을 터뜨렸습니다.
경품은 비비탄이라는데요.
고생한 파라에게 건네집니다.


이왕 덜 순결(웃음소리)해진 거 키싱부스도 갈래?

(페이드 봤다가 비비탄 봤다가 페이드 본다.)
순, (삐걱댄다.)
아직 확인 덜 됐어?

뭐, 싫으면 말고.
경품에 관심 없어?

커플링, 입술 모양 쿠션, 립밤, 그리고......
21년산 와인. 포스트잇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부모님 드리세요!

······ ······넌 저런 게 가지고 싶니?


너 집에 커플링 몇 개 있어?

없을 걸? 다 버렸어.

너 진짜 너무한 남자구나?






그런 가벼운 이유로 연인관계를······.


◈ 키싱부스
눈 가린 채로 파트너가 먹은 캔디가 무슨 맛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입니다.
……그러니까, 키스로요.
한 번만 성공하면 경품을 줍니다.


외,
외설스러워.

(데리고 부스 들어간다.)

진행자가 파라에게 사탕을 건네줍니다.
이걸 입에 넣으면 돌이킬 수 없어지겠죠.



지······
······ ······
진짜 하게?


나 아까 거짓말을 좀 했는데······



음, 그러니까......









(내가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 더 입씨름해도 안 통할 것 같다.)
······ ······
빨리 맞출 수 있지, 너?


레몬 맛 사탕입니다.
입에서 몇 번 굴리고 나면, 둘의 얼굴이 가까워집니다.
워낙 특색 있는 맛이니 빨리 맞출 것도 같은데, 한참을 붙잡고 놔 주지 않습니다.
눈을 살짝 떴다면 한쪽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페이드를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명백히 놀리고 있습니다.


내가 평소에 사탕을 안 먹어서.



거의 녹아 조금만 힘 주어도 파삭 부서질 것 같은 상태가 되어서야 비로소 페이드가 떨어져 나갑니다.


알고 있었잖아!


······ ······
파렴치한. (훽 부스 나간다. 성가셔짐 3트.)

(두 개 다 건넨다.) 나중에 애인 생기면 써.

······필요없거든?!

평생 솔로로 살게?

굳이 따지자면 결혼은 하겠지. 그때 결혼 반지를 끼든 뭘 하든.

✦ 관찰 판정 ✦

기준치: | 55/27/11 |
굴림: | 8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벤트 부스 옆으로 학생들이 쉴 수 있게 만들어둔 소파에 몇몇이 누워있습니다.
이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도 잠을 자는 건지 두세 명 정도가 눈을 감고 소파에 기대어 있네요.
그들의 앞에 빈 슬러시 잔이 있는 것으로 보아, 술을 마시고 잠에 취한 것 같기도…….
......
그리고, 눈 깜빡할 사이 소파 바로 옆에 있던 학생 한 명이 슬러시 잔을 놓치고 소파로 쓰러집니다.
✦ 이성 판정 ✦

기준치: | 65/32/13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파라, 이성 -1

(쓰러진 학생 살펴볼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숨만 쌕쌕 쉬고 있습니다.
파라가 대놓고 다가가도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꿈쩍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깨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슬러시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알코올 냄새가 미약하게 나는 것 말고는.

넌 괜찮아? (페이드 봄)

그때, 칼리가 다가옵니다.
페이드를 부르는 것 같은데......

(둘이 친했나?)
붙어 있는 광경이 평소에도 자주 목격되긴 했죠.
그게 친하다의 반증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사귀는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
데려가려 하며 파라에게 귓속말합니다.
칼리:너, 집 가고 싶지? 내가 페이드 따돌려 줄게.

칼리:불쌍해서.

칼리:얘 악질이잖아. (페이드 가리킨다.)

동의.
칼리:아니면 잠깐만이라도 쉬든가.
내가 데리고 있는 동안.

부탁할게.
칼리는 웃으며 페이드를 데리고 갑니다.
이제 혼자가 되었네요.
멀어진 칼리와 페이드를 보면, 대화를 한다기보단 슬러시만 주구장창 먹고 있습니다.

칼리는 한 모금도 마시지 않는데요.
✦ 관찰 판정 ✦

기준치: | 55/27/11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페이드가 슬러시를 마시는 사이, 페이드 발 아래로 허여멀건 연기가 지나갑니다.

아까 보았던 그 연기인 것 같습니다.
발 주변에서 일렁거리는 것을 보니 딱 봐도 노리는 건…….
페이드는 그 사실을 모른 체 칼리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지능 판정 ✦

기준치: | 75/37/15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 보면, 아까 쓰러지던 학생의 발 근처에도 옅은 연기가 있었습니다.
가만 두면 페이드마저도 당하게 생겼습니다.

······ ······ ······ ······.
(안절부절못하다가 페이드와 칼리 쪽으로 간다.)

춤 추러 가자.

뒤에서 칼리가 노려보고 있는데도요.







술 들어간 거 알잖아!

응, 술 마시면 기분 좋고......

(칼리 흘끔······ 페이드 발밑 흘끔······ 아직 그 연기 있나?)
여전히 서성입니다.

가자. 나 얘랑 더 있기 싫어.

페이드는 칼리에게 손을 흔들고 중앙 홀 쪽으로 발을 옮깁니다.
.
.
.
─────── 진짜 큰 문제 ───────
페이드의 상태를 보자면, 눈가가 좀 벌건 게 술기운이 올라온 것도 같고.
어째 웃음이 더 헤퍼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파라의 손을 이끌고 중앙 홀의 단상 위로 올라갑니다.


괜찮아. 사리분별할 정신은 남아 있어.


불만?

(USB 떠올린다.)
······ ······ ······없지. (제길.)
신나는 음악은 어느새 적당한 템포의 곡으로 바뀝니다.
손을 맞잡고, 한 사람의 손은 허리를 붙잡고.
다른 사람은 어깨에 손을 올립니다.
자연스레 몸이 밀착합니다.


✦ 예술 혹은 민첩 판정 ✦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파라의 졸업과제만큼이나 완벽한 춤입니다.
주변인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그렇게 천천히 춤을 추다가, 페이드가 문득 천장 위를 바라봅니다.

밝은 조명 탓에 위에 무엇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뭐가 있는 건지 눈을 게슴츠레 뜨려고 하면, 어디선가…….
쨍그랑!

소리가 난 곳은 아수라장입니다.
춤을 추다 테이블을 치기라도 한 건지 테이블 한쪽이 다 무너져 있고, 그 옆에는 테이블을 피해있는 학생들이 몇 보입니다.
레몬주스 볼과 슬러시 볼이 바닥을 전부 덮는 바람에 지저분한 바닥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체육관을 감싸던 조명 몇 개도 깨진 채 바닥에 굴러다니네요.
감전 위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머지 학생들도 2초간 조용하다 금방 신경 쓰지 않기 시작합니다.
아직 프롬의 밤이라, 겨우 테이블 하나 무너진 것에 이 흥을 깨고 싶지 않은 건지.
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쓰러진 테이블 주위로 허여멀건 연기가 스스로 살아 움직이듯이 바닥을 활보하고 다닙니다.
자세히 보면 다채로운 색이 흔들거리며 바닥을 기어 다니는 것과도 비슷한 형상입니다.
✦ 이성 판정 ✦

기준치: | 64/32/12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그것은 곧 중앙 홀까지 다가와 춤을 추고 있는 다른 사람의 몸에 손쉽게 올라타더니,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서로가 어깨에 기대어 얼굴을 못 보는 사이 둘의 입으로 두 개의 연기 뭉텅이가 각각 스며들어 갑니다.
당사자들은 눈치채지 못했는지 여전히 흥에 겨운 얼굴로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다음 대상은 우리의 바로 옆 페어네요.
또 연기 뭉텅이가 둘의 몸을 타고 오르고, 입으로 향하는데......
......
입구가 막혔습니다.

정확히는 둘의 입술이 맞물려지자, 연기가 들어갈 구멍을 찾지 못해 공중으로 사라집니다.
입맞춤을 훔쳐보는 꼴이 되었습니다.

(황급히 시선 돌린다.)
시선을 돌리려고 하기도 전에, 페이드가 파라의 턱을 붙잡아 본인 쪽으로 돌립니다.




페이드는 그저 웃어넘기며 조심하라 핀잔을 줍니다.
얘도 정신 못 차렸습니다.
춤추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지금 우리 몸으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이 연기도 못 보는 거겠죠!

잠깐, 야, 잠깐. 그.
머, 멈춰 봐. (극히 당황했다.)


(진짜인가? 정말 그것밖에 없나? 머리 핑글핑글 돈다.)
(흘끗 발밑 다시 봄······.)




그렇습니다.
슬금슬금......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은데요.

······ ······ ······ ······ ······.
그······
······그래. (첫번째 물음의 답이다.)


내가?


(초조하게 발밑과 페이드 번갈아 본다. 마음이 급해졌다. 냅다 멱살 잡듯이 셔츠 카라 붙잡고 끌어내려서 입술만 맞댄다. 막기만 하면 그만이겠지!!)


파라가 입을 벌리고 그렇게 키스를 하는 사이,
연기는 흩어졌습니다.
정신 차리고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몇 명의 사람들이 더 바닥에 쓰러져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연기를 보게 된 건지 충격받은 얼굴도 보이고, 119를 부르는 사람도 보입니다.

그래요, 겨우 술에 취했다고 이렇게 픽픽 쓰러질 리가 없죠!





뭔
무슨. (버벅.)


플레이 보이······.

좋단 소린가?
동의? 응?

역시 경멸받는 쪽이 취향이야?


주변은 아수라장입니다.
원인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미 쓰러진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페이드도 드디어 상황파악이 된 건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 관찰 판정 ✦

기준치: | 55/27/11 |
굴림: | 2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페이드 너머로 쓰러졌던 사람들 입에서 허여멀건 게 다시 나오기 시작합니다.
연기는 바닥을 기어가다 어느 한 곳에서 우뚝 멈춰서 헤매기 시작합니다.
엎질러진 레몬주스 앞입니다.
레몬주스 위로 틱, 틱 하고 튀는 스파크가 눈에 보입니다.
희멀건 연기는 레몬주스 바닥을 피해 체육관 밖을 향해 나아갑니다.
저것이 입 밖으로 나가면 살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미 죽은 건지도……
......
라고 생각하던 찰나, 쓰러진 사람들의 손가락이 움찔움찔거립니다.
살아있습니다!
✦ 정신 판정 ✦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정신을 차리고 다시 봅시다.
연기가 빠져나간 학생의 몸은 레몬주스 위에 있었고, 그 연기는 스파크가 튀는 레몬주스를 건너지 못하여 바깥으로 나가버렸습니다.
레몬주스가 흘러간 곳에 시선을 따라 움직이면 그 위로 깨진 조명 하나가 보입니다.
저기로 전기가 통한 거였네요.

······ ······전기에······ 약한가?

감전시키면 되나?



그렇긴 한데······
특수 상해······. (중얼······.)


(근처에 액체가 있을까······ 둘러본다.)
뷔페에 있던 거대한 유리병은 어떨까요?
분명 얼음물이 아주 많이 들어 있었습니다.

(괴로워하면서 뷔페에 있는 유리병을······)
(······ ······엎나)
역시 직접 가서 깨뜨리기엔 무리가 있겠죠.
✦ 지능 판정 ✦

기준치: | 75/37/15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비탄 을 활용합시다!
이걸로 유리병을 쏘고, 조명장치까지 쏜다면 전기가 통할 거예요.
비록 난장판이 되겠지만.

오늘 진짜 생전 안 해 본 짓을······.
고민하는 사이 연기가 페이드와 파라에게로 몰려옵니다.

(아아악)


✦ 사격(권총) 판정 ✦

기준치: | 20/10/4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
✦ 사격(권총) 판정 ✦

기준치: | 20/10/4 |
굴림: | 78 |
판정결과: | 실패 |
(······ ······.)
......
계속 쏩시다!

······ ······너 총 좀 쏠 줄 몰라?

......
내가 해?

기준치: | 20/10/4 |
굴림: | 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쩌저적
팡!
유리병에 금이 가고, 조명 장치가 바닥에 엎어집니다.


유리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납니다.

금세 체육관 바닥에는 이미 물이 자리를 넓혀가 웅덩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얼마 안 가 물에 닿은 사람들부터 시작해 입에서 연기가 빠르게 기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연기들은 물을 피해 체육관 밖으로 빠르게 사라집니다.
저건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사람을 쓰러지게 만들고, 이 프롬 파티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
곧이어 경찰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그 광경을 지켜본 나머지 사람이 체육관 전원을 차단하여 흐르는 전기를 멈춥니다.
곳곳에서 깨어난 사람도 보이네요.
페이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파라에게 내려가자고 합니다.
......그때.
천장 위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나...... 나 안 잤어!!
철컥.
그 소리를 향해 고개를 들기도 전에 무거운 액체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촤아아아아아아아악!
빨갛고 차가운, 그리고 달콤한 냄새와 이 끈적임......
대량의 슬러시 세례입니다!
무대 단상 위에 있던 페이드와 파라는 쫄딱 젖고, 머리카락도 축 늘어진 채 서로를 마주 봅니다.

페이드는 어이없다는 듯 하. 하며 헛웃음을 흘립니다.

처음부터 이상했던 파트너 신청,
하지만 파트너 역할은 톡톡히 해냈습니다.
대체 페이드의 꿍꿍이는 뭐였나요?
이미 이 일도 알고 있었던 것처럼 허탈하게 웃는 페이드가 이상합니다.
그 사이로 카메라를 들이밀고 오는……

뭔 수작······.
그, 왜 있잖아요.
영화보면 항상 따라다니는 카메라 플래시들.
찰칵! 찰칵!


...
...
...
한동안 슬러시 세례를 나란히 받은 페이드와 파라의 사진이 SNS에 돌아다닙니다.
사건을 아는 이들은 그들을 학교 영웅이라고 댓글을 달고요.
모르는 이들은 그저 이 모습이 웃기고, 이 둘의 조합이 신기하다며 자기들만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고등학생 다운 파티를 보낸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서야 들었지만 슬러시 세례는 페이드를 향한 전애인들의 복수계획이었다고 합니다.
페이드는 이미 알고 있었고, 자기 대신 파라를 맞게 해서 전애인들을 골려주려고 했었다네요.
무관한 사람이 괴롭힘을 당하면 교내는 발칵 뒤집힐 테니까요.

분명 세례를 받은 건 둘인데, 그 누구도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습니다.
다행인 걸까요.
참, 그날 연기의 정체를 알아내진 못했습니다.
다신 우리 근처에 출몰하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요.
졸업장을 들고 학사모를 고쳐 쓰고 있으면 뒤에서 페이드가 말을 겁니다.


……아, 그렇습니다.
페이드는 대학 생각이 분명 없었다고 했는데. 그 짧은 시간 내에 졸업과제까지 완성하고 공부하여 파라와 같은 대학 입학에 성공하였습니다.
불공평하지 않나요.

방금 페이드 스마트폰에 파라의 졸업과제 제목과 비슷한 게 보인 것도 같은데……
이 개 같은…….
─────── END3. 개같은 프롬 ───────
파라 생환, 페이드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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